'손흥민 11명 축구팀' '이대호 9명 야구팀'은 강팀일까

한국 CHO Insight 백승현 기자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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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3, 2024
'손흥민 11명 축구팀' '이대호 9명  야구팀'은 강팀일까

우수한 인재들만 있으면 회사의 성과가 극대화될까? 대다수 기업 CEO와 HR 담당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우수한 인재로만 구성된 집단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사례도 있다. 2010년 구글의 연구 결과, 최고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이 기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으며, 이는 개인의 성과와 팀의 성공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우수 인재를 정의하고 그들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상을 파악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을 채용해야 조직의 성과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수 인재를 단순히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의 성공은 개인의 성과를 넘어 조직 내 협력, 커뮤니케이션, 컬처핏(Culture-Fit)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는 직무와 조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스펙터랩에서는 70만 개 이상의 평판 데이터를 직무/연봉 구간 단위로 분석해 11개 분야 인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때 우수 인재는 ‘동일 직무 동료 대비 성과’, ‘연봉 대비 성과’, ‘재채용 의사’, ‘다시 함께 일할 동료’라는 네 가지 주요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직무에 상관없이 모든 우수 인재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난 일하는 방식 첫 번째 키워드는 ‘시간에 예민함’이었다. 이는 우수 인재들이 일정 관리에 탁월하며, 마감 기한을 엄수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동료와 친구도 가능’으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팀워크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대화를 즐김’, ‘이타주의’, ‘의견이 많은 편’ 등의 키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대부분의 직군에서 정해진 일을 기한 내에 해내고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춘 사람을 우수 인재로 정의하고 있었다.

한편 직무 특성에 따라 일하는 방식의 차이도 있었다. 각 직군 우수 인재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경영지원/인사/총무: 이 직무에서는 ‘조직’ 키워드가 도출되었다. 조직 전체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고 조직 내 질서와 규율을 중시하며 체계적으로 일하는 직무 특성을 드러낸다.

  • 영업/마케팅: ‘외향적’이고 ‘야근이 잦은 편’으로, 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고객 및 파트너를 유치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 IT/개발/기획: ‘이성적’으로 일한다. 감정보다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또 ‘관행을 개선’하기도 하는데, 이는 시스템의 개선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나타낸다.

  • PR/홍보: ‘도전을 더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어려운 업무의 특성이 반영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접근으로 도전적으로 과제를 해결하려는 특징이 있다.

  • 생산관리/품질관리: 일하는 방식 TOP5 내 유일하게 ‘팀플레이’가 포함되었다. 대부분이 ‘시간에 예민함’이 1위였는데, 생산관리와 품질관리에서는 ‘동료와 친구도 가능’이 1위를 차지하며 팀 내 협력과 관계 중심의 업무 수행 방식을 중요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재무관리/회계: 재무관리와 회계 분야는 ‘내근’이 2위로 나타났으며,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성향이 유일하게 상위에 포함되었다. 이는 회사의 자금을 담당하는 직무 특성 상 최종 결과물의 중요도가 높고, 고도의 정확성과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 환경을 반영한다.

  • 공무원: 공무원 직무에서는 ‘친밀한 관리자’가 1위로, ‘자아실현’, ‘의견수렴형’, ‘숲을 볼 때’ 등의 일하는 방식이 상위에 자리했다. 이는 공무원 직군이 사람 중심의 행정 업무와 관리적 역량을 중시함을 시사한다. 일반 기업의 키워드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이며, 근무하는 곳의 특징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분석이 모든 회사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은 아니지만, 팀 구성과 관리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채용 및 인재 육성, 성과 평가 등 HR 전략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는 단순히 높은 성과를 내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일하는 방식’을 대표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의 조직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명확히 정의하고 적합한 사람을 채용해 조직을 구성한다면, 원하는 성과에 한 걸음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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