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인재들만 있으면 회사의 성과가 극대화될까? 대다수 기업 CEO와 HR 담당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우수한 인재로만 구성된 집단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사례도 있다. 2010년 구글의 연구 결과, 최고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이 기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으며, 이는 개인의 성과와 팀의 성공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우수 인재를 정의하고 그들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상을 파악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을 채용해야 조직의 성과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수 인재를 단순히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의 성공은 개인의 성과를 넘어 조직 내 협력, 커뮤니케이션, 컬처핏(Culture-Fit)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는 직무와 조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스펙터랩에서는 70만 개 이상의 평판 데이터를 직무/연봉 구간 단위로 분석해 11개 분야 인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때 우수 인재는 ‘동일 직무 동료 대비 성과’, ‘연봉 대비 성과’, ‘재채용 의사’, ‘다시 함께 일할 동료’라는 네 가지 주요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직무에 상관없이 모든 우수 인재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난 일하는 방식 첫 번째 키워드는 ‘시간에 예민함’이었다. 이는 우수 인재들이 일정 관리에 탁월하며, 마감 기한을 엄수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동료와 친구도 가능’으로, 원활한 소통을 통해 팀워크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대화를 즐김’, ‘이타주의’, ‘의견이 많은 편’ 등의 키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대부분의 직군에서 정해진 일을 기한 내에 해내고 원활한 소통 능력을 갖춘 사람을 우수 인재로 정의하고 있었다.
한편 직무 특성에 따라 일하는 방식의 차이도 있었다. 각 직군 우수 인재 특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영지원/인사/총무: 이 직무에서는 ‘조직’ 키워드가 도출되었다. 조직 전체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고 조직 내 질서와 규율을 중시하며 체계적으로 일하는 직무 특성을 드러낸다.
영업/마케팅: ‘외향적’이고 ‘야근이 잦은 편’으로, 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 고객 및 파트너를 유치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
IT/개발/기획: ‘이성적’으로 일한다. 감정보다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또 ‘관행을 개선’하기도 하는데, 이는 시스템의 개선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나타낸다.
PR/홍보: ‘도전을 더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어려운 업무의 특성이 반영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 접근으로 도전적으로 과제를 해결하려는 특징이 있다.
생산관리/품질관리: 일하는 방식 TOP5 내 유일하게 ‘팀플레이’가 포함되었다. 대부분이 ‘시간에 예민함’이 1위였는데, 생산관리와 품질관리에서는 ‘동료와 친구도 가능’이 1위를 차지하며 팀 내 협력과 관계 중심의 업무 수행 방식을 중요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무관리/회계: 재무관리와 회계 분야는 ‘내근’이 2위로 나타났으며,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성향이 유일하게 상위에 포함되었다. 이는 회사의 자금을 담당하는 직무 특성 상 최종 결과물의 중요도가 높고, 고도의 정확성과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 환경을 반영한다.
공무원: 공무원 직무에서는 ‘친밀한 관리자’가 1위로, ‘자아실현’, ‘의견수렴형’, ‘숲을 볼 때’ 등의 일하는 방식이 상위에 자리했다. 이는 공무원 직군이 사람 중심의 행정 업무와 관리적 역량을 중시함을 시사한다. 일반 기업의 키워드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이며, 근무하는 곳의 특징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분석이 모든 회사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해답은 아니지만, 팀 구성과 관리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채용 및 인재 육성, 성과 평가 등 HR 전략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는 단순히 높은 성과를 내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일하는 방식’을 대표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의 조직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명확히 정의하고 적합한 사람을 채용해 조직을 구성한다면, 원하는 성과에 한 걸음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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